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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열풍     3035
      2007-01-10
"인생 역전"- 하루하루를 피곤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는 분명 달콤한 유혹처럼 들리는 한마디이다. 올해 들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로또 열풍은 단연코 직장이면 직장, 모임이면 모임에서 최고의 화제가 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경쟁적으로 1등 당첨금이 수백억에 이르고 있다며 경쟁적으로 떠들고 있고, 45개의 숫자 중 6개만 맞추면 꿈속에서도 보지 못한 수십억의 돈을 만질 수 있다는 환상에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직장인들 위주의 로또 이용자들이 당첨금액이 높아지는 열풍을 타고 대학생과 청소년 계층까지 번지는 것은 우려할만한 사실이다.
이러한 로또 열풍은 사실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서부터 우리사회는 경마, 경륜, 카지노를 비롯한 사행성 산업이 꾸준히 발전을 해오고 있다. 1년에 구속되는 도박 사범은 3만 4천명에 이르고, 사행산업의 총 매출은 1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복권도 예외는 아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복권은 관심을 얻지 못하고 저마다 수십억의 당첨금으로 서민을 유혹하는 고액복권들만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월드컵과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 이후 허탈한 우리의 마음을 또다시 흥분시킬 뭔가를 찾던 사회적분위기를 편승한 것이 로또 복권이다.
로또 복권은 심리적으로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몇 가지 조건을 갖고 있다. 첫째로 기존의 복권과는 다른 당첨방식이 그것이다. 번호를 자신이 골라 표시하므로 자신만이 갖고 있는 재주와 운이 당첨확률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주게 된다. 실제로 필자 주변에 로또를 산 사람들을 보면 번호를 가르쳐 주려 하지 않았다. 발표가 나기 전에는 자신이 당첨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월된 당첨금이 엄청나게 불어나므로 도박판과 같은 심리를 부추기게 된다. 셋째로는 판매된 액수에 따라 당첨금이 불어나게 되고 매일 매일 당첨금액이 공시되어 판매금액의 가속도를 증가시키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로또의 도박성과 흥미로 인해 로또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에서는 전체 복권에서 로또의 판매비율이 60%를 넘어선다고 한다. 실제로 수학적인 로또의 당첨확률은 814만 5천분의1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매주 20만원씩 로또를 사더라도 320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왜 우리는 이 같은 이해 안 되는 경기에 열광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허탈감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고속성장만을 최대가치로 삼고 달려온 우리사회는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한 외환위기를 겪게 되었고 중산층의 양극화 및 근자에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던 여러 게이트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부조리는 우리사회에 냉소와 한탕주의를 낳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는 근면절약정신의 쇠퇴를 가져왔고, 그 결과로 인해 많은 신용불량자와 저축률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었다. 로또의 부작용으로 뉴스에 소개된 고객의 돈을 수십억 유용해 증권으로 날린 후, 마지막으로 로또를 수천 만원 어치 샀다는 어느 은행원의 이야기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신용불량자나 자신의 노력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 경우 그야말로 "인생역전"을 노리기 때문에 로또에 빠져들 수 밖에 없고 이런 사람들의 경우는 로또에서 발전하여 보다 확률이 높은 경마나 경륜과 같은 본격적인 도박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서민들의 경우도 수 만원에서 수 십 만원씩 동호회를 만들면서 까지 로또에 매달리고 하다못해 청소년들까지 로또를 사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가에서는 19세 이하에게는 판매를 금지하는 법 적용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며 가정에서도 자녀의 경제관념에 대한 교육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우리들의 미래를 로또에 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로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로또에 대한 우리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담배 값 정도로 나에게도 올 수 있는 행운을 기대하며 한 주간을 보낼 수 있다면 분명 로또는 우리에게 생활의 또 다른 활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행운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누군가 나의 도움으로 행운을 맞이하거나, 내가 투자한 작은 돈이 사회에 도움되게 사용된다면 그 또한 넓은 의미의 사회기여일수도 있다. 800억대의 로또 추첨이 지난 후 행운이 자신을 비껴간 것에 대해 허탈감을 호소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모두 백일몽에서 깨어나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 와야 한다. 우리인생은 한 순간의 역전만을 기다리기에는 너무도 짧고 소중하기 때문이다...